팀 버튼 감독의 신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개인적으로 아바타 이후 두번째로 만난 3D 영화다. 롯데시네마의 리얼디 상영관에서 봤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이라면 <배트맨>,<가위손>,<유령 신부>를 봤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의 전작들과 유사한듯 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3D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아니면 팀 버튼은 돈 많이 드는 영화를 찍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인지, 이번 작품은 분명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감을 주지만 그의 색깔이 들어간듯 안 들어간듯 조금 애매하다.

단순한 스토리. 하지만 살아 숨쉬는 캐릭터.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어른이 된 앨리스가 다시 한번 이상한 나라(언더랜드)로 가서 그 곳의 나쁜편(붉은여왕)을 착한편(하얀여왕)과 함께 몰아낸다는 얘기다. 매우 유치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팀 버튼이 각각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함으로써 스토리가 유치하다는 생각은 영화를 보면서 그다지 들지 않았다. (주변에서 다들 스토리가 단순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드는듯...;;)

조니뎁이 연기한 모자장수와 처음보는 배우였던 미아 워시코스카가 연기한 앨리스, 3D로 만들어진 각각의 캐릭터들이 영화속에서 살아 숨쉰다. 조니뎁의 캐릭터 연기는 작두를 타는 수준인듯하고, 처음보는 배우였던 미아 워시코스카는 처음엔 창백한 얼굴에 귀신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 보고 10분만 지나면 그런 생각은 안든다. (앨리스란 이런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의 캐스팅이었다.)

다만 3D 화면은 아바타의 그것과 비교하면 질이 좀 떨어졌다. 심한 말로 "자막만 3D"라는 사람도 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애시당초 3D로 기획된 영화가 아니어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면이 있었다. 한장면 한장면의 색감이 정말 뛰어나서 그냥 2D로 개봉했어도 잘 됐을거 같은데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를 개인적으론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팀버튼이라는 명감독을 거쳐서 그 세계를 다시 살펴보니 또 한번 동화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ps. 영화 중간에 밴더스내치가 앨리스를 쫓는 곳에서 아바타의 추격씬이 떠올랐다. (아바타에서 표범같은게 주인공을 쫓아왔던 장면) 3D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런 장면들이 필요한듯하다. 그때문인지 3D가 크게 와닿는 부분에선 아바타의 장면들이 오버랩 되는 경우가 조금 있었다. (아마도 3D라는걸 아바타로 접했기 때문에 그 인상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탓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