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아이폰 5

from Apple 2012.12.15 20:25

국내에서는 1차 출시국에 비해서 2달이나 출시가 늦는 바람에 쉰 떡밥이 되어 버렸지만, 어쨌든 국내에도 아이폰 5가 나왔고 나도 아이폰 4s에서 아이폰5(KT)로 갈아탔다. 이미 아이폰5에 대해서라면 충분히 많은 정보들과 개봉기들이 있지만, 개인적인 기록의 차원에서라도 리뷰를 남겨볼까 한다.


4인치 디스플레이


아이폰 5

기존 4s까지의 아이폰은 3.5인치 3:2 비율의 디스플레이였지만 아이폰5는 4인치 16: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갖는다. 기존 아이폰들과 폭은 동일하지만 길이가 더 길어졌다. 이런 변화로 인해서 얻을수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큰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할수 있다.
  2. 가로폭을 동일하게 만들면서 개발자들이 아이폰5 대응을 하지 않더라도 호환성을 유지할수 있다.
  3. 키보드를 비롯한 기존 iOS의 UI 사이즈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4. 여전히 한손으로 잡을수 있으며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아이폰의 모든 화면을 커버할수 있다.

이 4가지 이유 중 두번째의 경우 아이폰5 대응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앱에서 앱의 위아래로 검은 레터박스를 봐야하기 때문에 호환성만 유지될뿐, 아이폰 5 대응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앱을 보는건 곤욕스러운 일이다. (물론 화면 사이즈가 변했음에도 앱의 기본 레이아웃이 깨지지 않는다는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직 국내에서 나오는 많은 앱들이 상하로 검은 레터박스를 보여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폰5 대응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고, 해외에서 나오는 앱들은 대부분 이에 대한 대응 업데이트가 끝난 상황이다. (난 대응 업데이트가 느린 앱들은 꼭 필요한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다 지워버렸다.)

4번째 이유 같은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내 경험으로는 한손으로 엄지손가락만을 이용해 모든 화면을 커버할수는 있지만 4s에서 하던것처럼 쉽게는 힘들다.(내 손이 평균보다 큰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주로 앱의 좌측 상단에 위치하는 뒤로가기 버튼이라든가, 폰의 상태바를 탭해서 스크롤을 최상단으로 이동하는 경험 같은게 조금은 불안해졌다. (폰이 얇아지면서 떨어뜨리지 않을까 조금 더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커진 화면 덕분에 좀 더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건 부인할수 없다. 일주일 정도 사용하고 나면 원래 이게 당연한 화면 사이즈인것처럼 느껴진다. 하루 정도만 사용해도 쉽게 눈이 큰 화면에 적응하고 기존 아이폰의 3.5인치 화면을 보면 답답한 느낌과 동시에 짧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16:9의 화면 비율은 동영상 시청에 최적화되어 있는 반면, 사진을 보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영화가 주로 16:9 비율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낭비하는 픽셀없이 풀사이즈로 감상을 하게되지만, 사진 같은 경우 주를 이루는 비율은 4:3 비율(아이폰으로 찍은 경우)이고, DSLR의 경우 대부분 3:2 비율이어서 사진을 잘라서 보게 되거나, 화면의 모든 픽셀을 사용하지 않고 사진을 보게 된다. (물론 16:9의 비율로 찍은 사진은 낭비하는 픽셀 없이 보게 된다.) 재밌는 점은 아이폰의 기본 사진앱은 3:2 비율로 사진을 찍어준다는 것이고, 보여줄땐 16:9로 사진의 상하를 잘라버리고 보여준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사진과 화면의 비율상 어쩔수 없는 면이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사진과 동영상에 있어서 16:9의 화면 비율이 일장일단이 있다면 그 외의 면에 있어서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큰 화면은 이득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할 경우 컨텐츠를 몇 줄 더 확인할수 있고, iOS 6에서 사파리는 랜드스케이프 모드로 볼때 전체화면이 가능하기 때문에 16:9의 비율상의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기존보다 더 쾌적하게 웹서핑을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퀄리티


아이폰5

아이폰5는 새로운 인셀 디스플레이 방식을 채용해서 디스플레이 자체도 기존보다 얇아졌지만 좀 더 화면을 직접 터치한다는 느낌을 준다. 터치면과 픽셀이 더 가까워졌기 때문에 마치 잉크가 인쇄된 종이를 만지는듯한 느낌에 좀 더 가까워졌다.

아이폰5를 보자마자 누구나 즉각적으로 알아차릴수 있는 변화중의 하나는 채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AMOLED의 인위적인 채도만큼은 아니지만 기존의 4/4s의 디스플레이에 비해 채도가 더 올라가서 화면을 볼때 더 선명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밝은 부분은 더 밝아졌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두워졌다. 화면의 채도와 대비도 모두 올라가서 기존의 4/4s의 화면은 살짝 뿌옇고 불투명하다는 느낌을 준다.

나는 이러한 디스플레이 퀄리티 변화에 만족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 부분이 색감을 망쳐버렸다며 싫어한 경우도 있으니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디자인

아이폰5를 보면 대량생산제품이 이런 퀄리티를 뽑아내는게 정말 가능한가 싶을정도로 놀랍다. 애플에 의하면 단순히 찍어내는게 아니라 부품별로 정확히 딱 맞는 것들을 찾아내서 조립한다고 하는데, 그런 노력이 있기에 이런 제품이 나오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만듬새는 정말 대단하다. 제품 디자인의 디테일에 대한 강박 같은게 있지 않고서는 나올수 없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디자인

기존의 안테나 부분에서 튀어나온 유리부분을 얇게 만들어서 차이를 없애버렸고, 뒷면의 유리는 알루미늄으로 대체했다. 덕분에 기존 아이폰들의 장난감 같은 느낌이 아니라 고급 쥬얼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 주변에서 아이폰5를 처음 만져본 사람들의 가장 처음 반응은 “이쁘다”와 “가볍다”였다. 기존의 4/4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그랬고, 아이폰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같은 느낌을 말했다. 아이폰의 틱톡 전략에 의하면 내년에 나올 5s도 같은 디자인이 채용될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하더라도 다른 스마트폰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의 만듦새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다만 이러한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단점은 존재한다. 첫번째는 알루미늄 뒷판이 제품에 고급성과 견고함을 제공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추운 겨울 차가움만큼은 어쩌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속이 차가워지는건 당연하지만 케이스나 보호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가끔 화들짝 놀랄정도로 차가운 경우가 있다. 두번째는 유리부분과 알루미늄을 이어주는 경계 부분이 스크래치에 약하다는 점이다. 스크래치에 약하다는건 Scuff Gate(흠집 게이트)라고 이미 유명한 얘긴데,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이 생산초기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은 제대로 수정되지 않은듯 싶다. 나는 그나마 흠집에 강하다는 화이트 제품을 사용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흠집이 생기는걸 발견할수 있었다.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크게 신경쓸 부분이 아니지만 나처럼 케이스 없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치명적일수도 있다.


카메라


카메라

카메라는 4s에 비해서 향상이 크지 않다. 어두운 환경에서 좀 더 나아졌고, 좀더 선명하고, 채도가 높은 사진을 찍어준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확실히 4s에 비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주변 광량을 생각하지 않고 캐쥬얼하게 사진을 찍는 용도로는 확실히 더 좋아졌다. 기기 자체가 얇아졌기 때문에 카메라의 화각도 조금 넓어졌다. (4s : 4.3mm / 5 : 4.1mm)


LTE

LTE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빠르다. 망이 잘 깔려있는 지역에서 접속자가 많지 않은 경우 가정에서 사용하는 속도 빠른 와이파이만큼 빠르다.(와이파이와 LTE 상태 표시를 가려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두개를 구분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폰 4/4s 사용시에는 항상 와이브로 에그를 들고 다니면서 사용했는데, LTE의 빠른 속도 때문에 최근에는 에그를 거의 켜두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종종 LTE가 아니라 3G라고 표시되는 경험을 했는데, 특정한 상황이 있었던건 아니고 랜덤하게 이런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3G라고 표시되는 경우 곧바로 LTE로 전환됐기 때문에 사용상에 큰 문제가 있었던건 아니지만 iOS의 문제인지, 통신사측의 문제인지는 알아봐야할듯 싶다.

LTE의 경우 SKT와 KT 모두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3G 무제한 요금제 사용을 위해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언락폰을 무약정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약정이 걸린다 하더라도 LTE로 사용해보는걸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속도면에서 만족스럽다.


성능

애플에 따르면 기존 4s의 A5 칩에 비해 아이폰5에 채용된 A6 칩의 경우, CPU와 그래픽 모두에서 2배의 성능 향상을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도 앱의 실행과 전환에 있어서 모두 매끄러운 경험을 할수 있다. 앱 전환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낄수 있고, 조금 무거운 앱의 경우에도 로딩 시간이 줄어든걸 느낄 수 있다. 4s를 쓴다 하더라도 앱을 쓸때 불편함을 느낄정도는 아니지만, 5는 4s에서 약간이나마 버벅이던 경험까지 완전히 없애준다.


배터리

처음 아이폰5를 받고 사용했을때 배터리 소모가 심각하다고 느꼈지만, 일주일째 사용중인 지금은 배터리에 큰 불만이 없다. 아마 LTE가 배터리 먹는 귀신이다라는 얘기에 지레 겁먹은게 아닐까 싶다.(첫날은 일부러 헤비하게 이것저것 사용해봐서 일수도 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LTE만 사용하지 않고 와이파이와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 하루에 한번 충전으로 충분히 버틸수 있을 정도다. 내 경험에 의하면 4s의 배터리 사용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어팟


이어팟

새로운 번들 이어폰 이어팟(Earpod)은 기존의 이어버드에 비해 만족스럽다. 좀 더 착용감이 좋아졌고, 차음성이 강화됐다. 음질의 경우 고가의 이어폰에 비교할바는 아니지만 좀 더 저음이 강화된 느낌이 들고, 음의 해상도가 더 높아졌다. 이어팟에 달려있는 리모트의 경우도 기존 이어버드에 비해 버튼을 누른다는 느낌이 더 좋아졌다. 겨울에 장갑을 끼고 눌러볼 경우 더 그런 느낌을 주는데, 적은 힘으로 눌러도 확실히 눌리고, 눌렸다는 느낌이 장갑 너머로도 확실히 느껴진다. 주변을 보면 기존 이어버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이어팟은 잘 맞는다는 경우를 본 적은 없지만, 확실히 기존제품에 비해 나아졌다.


라이트닝 커넥터


라이트닝

새로운 라이트닝 커넥터는 기존과 달리 방향성이 없어서 훨씬 편해졌다. 더 작아진 사이즈도 마음에 든다. (라이트닝쪽이 방향성이 사라져서, 여전히 방향성이 있는 USB쪽이 두배로 짜증 나는건 논외로 하자.) 하지만 애플의 모든 iOS 채용기기들이 라이트닝 커넥터로 업데이트된 반면, 아직까지 악세사리 시장은 그렇지가 않다. 조금씩 라이트닝 채용 기기들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한편이다. 기존의 30핀 커넥터 사용 악세사리 기기들을 사용하려면 어댑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불편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댑터로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확실히 새 커넥터는 누군가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 (난 멀쩡한 30핀 보조배터리와 유니버셜 독을 버렸다.) 하지만 구시대적인 30핀 커넥터에 비해 라이트닝 커넥터 자체는 좀 더 나은 선택이며, 악세사리 시장은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건재한 이상 시간이 해결해줄것이다.


결론


아이폰5

누군가 아이폰5로 갈아탈 필요가 있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여유가 된다면 넘어가라.”이다. 아이폰5에서는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한편으로 아이폰의 장점들은 변하지 않았다. 기존에 아이폰이 할수 있는 일들을 더 잘할수 있게 됐고, 더 편하게 할수 있게 됐다. LTE는 3G와는 다른 차원의 속도를 경험하게 해줄 것이고, 자잘한 다른 부분에서의 변화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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