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트위터를 하다가 @shindogy님이 링크해주신 웹툰을 하나 보게됐다. 일단 그 웹툰을 보자.


 미국의 상황에 대한 웹툰이지만 이 웹툰을 보고 나니 확실히 음악과는 달리 영상 컨텐츠들을 불법으로 사용하는것은 소비자보다는 컨텐츠 제공업자들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웹툰을 보면 미국도 영상 컨텐츠 제공업자들이 문제가 있는듯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불법 컨텐츠보다 합법 컨텐츠를 이용하는게 더 힘든데 이런 사용환경은 소비자들이 유료결제를 하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영상 컨텐츠를 유료결제하지 않게 되는 이유에는 크게 3가지 정도가 있다.

 가장 먼저 컨텐츠가 부족하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그 영화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현저하게 부족하고(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처럼 이름이 알려진 영상 컨텐츠 제공자가 있는지 떠올려보기 바란다.), TV쪽을 봐도 다시보기가 가능한 컨텐츠가 매우 적다. 방송사 홈페이지에 가면 다시보기가 가능하지만 이 기능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이유는 다음 문단에서) 하지만 토렌트나 웹하드 업체들의 홈페이지에 가면 거의 대부분의 보고 싶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이 꽤 저렴한 가격으로 올라와있다. (불법으로는 현재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도 구할수 있는데, 유료 서비스들은 DVD로 나온 프로그램도 구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두번째로는 속도와 화질 문제다. 화질 문제라면 방송사 다시보기 페이지를 가보면 확실히 느낄수 있다. 기껏 유료결제를 하고 다시보기를 하려고 하면 화질에 크게 실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최소 HD화질 정도는 제공을 해야 사람들은 유료결제를 한다. 450p 정도로 유료결제를 유도하기엔 사람들은 그리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속도도 그렇다. 여기서 속도는 인터넷 망이나 스트리밍 속도를 얘기하는게 아니라 컨텐츠의 제공 시점을 얘기한다. 내가 매주 보는 무한도전을 예로 들어보면 토요일 8시쯤 무한도전이 끝나면 토렌트와 웹하드에서 거의 30분 이내에 당일에 한 무한도전을 다운받아볼수 있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유료컨텐츠들은 빠르면 다음날이고 늦으면 방송에서 재방을 모두 돌린 후에 제공된다. 타이밍을 놓친 컨텐츠를 누가 유료결제를 하겠는가.

 세번째는 통합적인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컴퓨터나 아이패드에서 지상파 방송을 볼수 있는 서비스로는 Pooq(MBC와 SBS)와 KPlayer(KBS)가 있는데 방송 3사와 영화 컨텐츠 모두를 한꺼번에 볼수 있는 곳이 없다. (다행히 최근 티빙이 방송 3사와 200여개 채널의 실시간 방송보기를 지원)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소비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서비스에 가입해서 서비스마다 따로 결제를 해야 한다. (Pooq와 KPlayer 모두 현재는 무료지만 향후 유료 전환 계획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도대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문제는 이 중 하나만 해결해선 안되고 이 세가지 모두가 해결된 서비스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 3사와 영화까지 포괄할수 있는 서비스는 아무래도 컨텐츠 제공업자들 때문에 쉽지 않을것 같다.

 성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원칙은 간단하다. 편하고 쉬우면 된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하는 곳 중에서 토렌트보다 빠르고 편한곳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왜 영상 컨텐츠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지 쉽게 알수있다.

 덧)사족을 붙이자면 영상 컨텐츠의 유료결제는 영화배우들이 나와서 굿다운로더 캠페인 같은것을 펼친다고 되는게 아니다. 소비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매우 중요한면이기는 하지만 저작권을 존중해서 유료결제 하는게 더 불편한 상황에서 무작정 굿다운로더가 되자고 하는것은 의미없는 외침일뿐이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고 이진원씨가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컴즈로부터 음원사용료를 도토리로 받았다고 한다.(관련 기사) 인디 음악에 무지해서 고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듣기만 해도 열받는 일이 아닐수 없다. 싸이월드는 안그래도 내리막을 걷는 판국에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질것 같다. (페북을 즐겨하는 입장에서 그것 참 다행스러운 일인듯.)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저작권료 문제는 과거부터 쭈욱 논란이 됐던 문제다. 다만 문제의 초점은 조금 달라졌다. 과거 불법다운로드로 저작권자들이 손해를 입으면서 불법 다운로드 퇴출 운동이 벌어졌다면 지금은 유통업자와 저작권자의 수익 배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엔 음원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자 애플이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 온라인 뮤직 스토어를 만들고 유통업자인 자신들과 저작권자와의 수익 분배를 3:7로 하면서 적어도 음악 시장에 있어서는 저작권 문제를 종식시켰다.


 국내의 경우에도 온라인 뮤직 스토어들이 있다. 멜론, 도시락,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다음 등등 꽤 많은 유통업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익분배는 3:7이 아니라 7:3 이하라고 한다. 유통업자가 7을 먹으면 음원 제작자들은 3을 먹는게 현실이라고... 게다가 국내의 경우는 만원 정도만 내면 한달에 150곡을 다운받을수 있다. 아이튠즈 스토어가 정액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한곡당 0.99$로 가격을 통일시키는것과 대조적이다.(한곡당 0.99$의 가격은 확실히 국내 가격보다는 비싸다.) 낮은 음원 가격과 비정상적인 유통업자들의 수익분배는 국내에서 실제 소비자가 노래 한곡을 받았을때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채 100원이 되지 않도록 만든다.

 국내의 저작권에 대한 의식은 사실 꽤나 빈약하다. 아직 영화나 TV쪽은 적절한 대안없이 저작권만을 주장할뿐이며, 매달 만원만 내면 음악부터 야동까지 무제한으로 다운받을수 있는 공유 사이트들도 넘쳐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굿다운로더 같은 캠페인도 벌이고 있지만, 그전에 먼저 소비자들의 돈이 저작권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될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더 우선이지 않을까?

ps1.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고 이진원씨에 대한 얘기는 현재 트위터에 싸이뮤직의 해명이 올라왔다.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만 고인은 "도토리"라는 곡을 만들 정도였던거 보면 싸이뮤직의 해명이 곧이곧대로 들리지는 않는다.
ps2. 비관적인 생각일수 있지만 국내의 유통업체들의 비정상적인 수익분배는 자체적으로는 고쳐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국내 통신업계들이 어느정도 정신차렸듯이 아이튠즈 스토어 같은 외국업체가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