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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010.11.22
 오늘 친구(@blackiiwhite)와 트위터에서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로 시작해서 저작권 침해까지 꽤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트위터에 140자 제한에 맞춰 단편적으로 쓰다보니 뭔가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라 불법 복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나의 불법복제 행각을 공개된 블로그에 적는 것이 정녕 잘하고 있는 일인지는 의문이지만...ㅋㅋㅋ)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정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난 과거 윈도우 환경에서는 윈도우조차도 불법다운로드로 설치했고, 윈도우에 깔려있는 프로그램은 프리웨어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불법 복제였다. 하지만 맥으로 스위칭 하고나서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맥을 사용하면서 갖게 되는 왠지 모를 정품사용의무감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의식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결과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식이 개선된 계기는 어느정도의 허영심 + 정품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으로 조금 불순한 측면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로서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짜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리할지 모르지만 결국엔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플랫폼에서 개발자는 머물러있지 않을것이고 개발자가 떠난 플랫폼은 결국에 소비자에게도 버림받을것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

 소프트웨어의 유통 구조를 보면 매우 단순하다. 인터넷에 개발자가 사이트를 개설하고 구입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두면 소비자는 그곳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불편할 것이 없다. iOS플랫폼의 앱스토어를 보면 더욱 간단하다. 가입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그 이후에는 클릭 한번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가끔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결국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하락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어도비 프로그램이 그렇다. 포토샵은 기본이 10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전부 불법다운로드를 이용하지만 최근 어도비는 학생할인 같은 것을 이용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맥에서는 좀더 가격이 싼 픽셀메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금 범위를 넓혀서 보자면 저작권이 걸린 음악, 책, 영화 같은 컨텐츠들이 있다. 난 이에 대해서는 앞서와는 의견이 조금 다르다.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분명 난 이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와는 좀 다른 생각을 갖는다.

 음악의 경우는 단순하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음악은 껌보다도 가격이 싼 컨텐츠 중 하나이다. 한달에 만원을 조금 넘는 금액을 내면 DRM이 걸리지 않은 mp3 파일을 150곡이나 정당하게 다운받을 수 있다.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쪽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비자들은 쉽게 음악을 구매할수 있다.

 반면 책이나 영화는 조금 다르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전자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디바이스를 가리지 않고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을 전자책으로 볼수 있다. 영화의 경우는 한달 만원 정도만 내면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스트리밍으로 재생해 볼수 있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어떨까? 국내는 저작권 문제로 전자책은 컨텐츠 없이 디바이스만 나오는 실정이고 영화는 연예인들이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그 캠페인을 보는 사람의 대다수는 어디서 영화를 받아야 굿다운로더인지도 모른다.

 저작권자들은 저작권 보호에 대해 줄기차게 외치지만 소비자들은 어찌해야 저작권을 보호하며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을수 있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법복제에 대해서는 난 그다지 태클 걸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미 내 스스로가 그런 불법복제를 이용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볼수도 있지만 불법 복제 문제에 있어서 부끄러움 없이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컨텐츠 제공자와 소비자 모두가 서로를 믿고 유통할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적어도 국내에서 책과 영화는 컨텐츠 제공자들의 잘못이 더 크다. 과거 음악 시장을 생각해보면 좀더 명확하다. 음악을 DRM 걸어서 특정 기기에서만 재생되게 했던 시절엔 불법복제가 판을 쳤지만 지금은 어떤가? 오히려 DRM을 풀고 모두에게 공개해버리자 더 많은 사람들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음악을 소비한다. (실제 통계에 의하면 음악 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오히려 DRM을 풀어버리고 디지털 음악 시장이 커지면서 전체 음악 시장은 위축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한다.)

 불법 복제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분명 비난받아야 하는 일이다. 책이나 영화도 엄밀하게 저작권을 보호하자면 종이책을 구입해서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보거나, DVD를 구입해 인코딩해서 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즉시 인터넷에서 파일을 구할 수 있는데 누가 이렇게 볼까? 불법 복제만큼이나 편하게 돈을 주고 컨텐츠를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무작정 소비자 탓만 하는건 잘못된 일이다.